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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진화 심리학 (1)

by 돈을 부르는 남자 2022. 10. 31.

인간은 진화하며 살아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하며, 진화하는 게 바로 인간이다. 그러므로 심리학도 진화하는 인간을 맞추며 진화한다. 그것이 바로 진화 심리학이라 부른다. 오늘은 진화 심리학에 대해 알아보겠다. 인간의 마음이 진화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인간의 많은 심리 기제들이 어떠한 근원을 가지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진화생물학, 신경과학, 인지주의 심리학 등의 발달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용어가 자연과학에서 통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1973년 기셀링의 논문으로 추측되지만, 심리학계에서는 오히려 미국의 1세대 심리학자라 불리는 윌리엄 제임스가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으로 "evolutionary psychology" 단어를 주창했다. 또한 심리학사(史)를 훑어보다 보면 20세기 초엽에 맥두걸 같은 사람들을 비롯하여 본능 담론이 굉장히 활발히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1] 이를 진화심리학의 정신적인 계보에 포함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런 생소한 용어를 널리 대중화시킨 것은 존 투지와 레다 코즈미디즈의 덕이다. 만들어진 지 20여 년밖에 되지 않는 신생 학문이다 보니, 대표적인 인물들은 아직도 거의 다 생존해 있다. 독자적인 커버리지를 구축한 대표적인 진화심리학 저널로서 《Evolution and Human Behavior》나 《Human Nature》가 있다. 그런데 보다 보면 진화론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는 논문들도 좀 보인다. 물론 진화론 자체가 적용성이 워낙에 크다 보니, 다른 자연과학 및 사회과학 저널들에서도 진화심리학을 차용한 연구들은 심심찮게 게재되고 또 환영도 받는 편이다. 진화심리학의 기원은 실제로 찰스 로버트 다윈의 종의 기원이다. 이 언급이 실제로 실현된 것은 20세기 말에 와서였다. 그 과정은 험난한 길의 연속이었다. 스키너로 대표되는 행동주의가 대세였을 때는 인간의 모든 행위는 학습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었으며, 인간의 행위가 본능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 그러나 이후 이러한 행동주의의 열풍도 잠잠해지고, 인지주의가 새로운 심리학의 대세로 자리 잡자 생물학자들 사이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성향의 논쟁이 일어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윌슨의 사회생물학 논쟁이었다. 윌슨이 주창한 사회생물학은 인간의 본능을 너무 직설적으로, 한편으로는 일면적인 관찰사례를 중심으로 써 내려간 나머지 반대하는 과학자들로부터 “생물학적 결정론”이니 “우익 이데올로기”니 하는 심한 말을 들었던 것. 윌슨의 여러 단점이나 미처 자각하지 못한 선입견 등에 대해 레슬리 스티븐슨은 그의 '인간 본성에 관하여'를 중심으로, 김진석은 '통섭'을 중심으로 비판하고 있다. 윌슨의 기본적 시각이나 사고력 자체부터가 이미 기존의 보수적 관념과 편견에서 자유로운 '객관적' 시각이 아니라는 것. 처음부터 연구자 개인이 환경 속에서 자라면서 생겨나는 여러 선입견 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역사철학 등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는 문제이며 현재는 완전하게 '객관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상황. 윌슨 이후 이기적 유전자가 나오고 이쪽 진영의 기반이 다져진 후에, 80년대 후반에 와서 인지주의와 진화론을 결합해 진화심리학이란 용어가 나오게 되었다. 진화심리학자를 자처하는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윌슨 사회생물학의 후예라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지 않고, 이기적 유전자를 정신적 교과서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이로써 반대하는 과학자들과 격한 대립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인간 본성'이라는 것부터가 이미 일종의 관념적 산물이라는 견해도 있다. 인류학 등에서도 윌슨이나 진화심리학의 여러 단정이나 일면적 관찰에 대한 반박이 쏟아져나온 상황이다. 덧붙여 윌슨의 번역서 적들이 이후 수십 년간 축적된 생물학이나 인류학 등지의 새로운 연구 결과나 반박들을 제대로 소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것은 과학적 방법론에 기반한 비판으로, 진지한 진화심리학 비판에서 가장 핵심적이면서 큰 줄기이기도 하다. 신경 과학자 라마찬드란은 그의 저서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PHANTOMS IN THE BRAIN)』에서 진화심리학을 조롱하려고 만든 가설이 의심 없이 받아들여진 사례를 소개했다. # 이건 뭐 지적 사기 사건도 아니고 그런데 실제로 현직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도 진화심리학에 대해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이 적잖이 있는 모양.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진화심리학자 전중환 교수의 반론이 있다. 반론을 요약하면 진화심리학 역시 반증 가능성에 기반한 증명이 가능하며, 단지 지나쳐 보일 정도로 가설 설정이 쉽고 이것이 학술 논문 및 서적이 아닌 일반 대중 언론으로도 많이 유포되어서 마치 진화심리학의 이론 전체가 단순한 가설 설정으로 끝나는 것처럼 오해를 사기 쉽다는 내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일반적인 과학처럼 관찰 → 가설 → 실험 → 이론(입증)이 아니라 가설 단계에서 멈춤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것을 확고하게 검증된 과학적 이론인 양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그럴싸한 설명 자체는 되는데, 그게 사실인지 실험해 볼 길이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극도로 어렵다. 아직은 가장 유효한 반론 중 하나이며, 실제로 학자들이 진화심리학을 받아들이는 데에 가장 큰 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주제를 다루는 최신의 논문이 있다. 여기에서 대략의 결론은, 가설들만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진화심리학이 아주 쓸모없다거나 반대로 최고의 과학이라고 할 수는 없다"라는 것이다. 서로 의미가 상반되는 두 개의 진화심리학 가설들을 나란히 놓고 어느 쪽이 실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지지가 되고 있는지 맞히어 보라고 했는데, 대학생이건 대학원생이건 간에 똑같이 반타작도 못 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명하고 많이 인용된 것들의 경우는 더 당연한 듯한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다룰 내용이 많기에 다음에 2편에서 다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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